(호주=국제뉴스) 지난 11일 밤 10시반쯤 멜버른의 한 버스 안에서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른 한 프랑스 여성에게 세 명의 백인 남녀 승객들이 인종차별적인 심한 욕설과 폭력적 위협을 가한 추태가 벌어졌다.

 이 추태 장면을 한 승객이 휴대폰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카메라에 잡힌 인종차별주의자인 호주인들이 여성을 공격하고 버스 창문을 휘갈기는 장면(Caught on camera: racist Australians abuse girl & smash bus window) 이란 제목이 붙은 이 동영상은 21일 저녁 11시 현재 조회수가 51만회를 넘어섰다. 또 21일부터 호주 언론에도 보도돼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사고 있다.

 어글리 오지(Ugly Aussies)의 추한 단면을 고발한 이 동영상은 멜버른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마이크 나이냐(Mike Nayna)가 버스 안에서 찍은 장면에 호주의 인종차별 사례를 삽입해 2분39초짜리로 편집했다.

 사건은 모디아록에서 콜필드 구간인 프랭크스톤 노선의 전철 대신 운행된 버스에서 발생했다.

 이 동영상에는 좌석에 앉은 중년 남성과 유모차를 미는 한 젊은 남성을 포함해 3명이 보인다. 이 두 남성은 한 여성에게 ‘xx년, 개(a dog), 계집년(a bitch)’ 등의 표현을 섞어 심한 욕설을 했다.

 추태는 좌석에 앉아 있던 한 백인 중년 남성의 욕설로 시작됐다.

 선글래스를 머리 위에 얹은 이 남성은 뒷좌석에 앉은 한 프랑스 여성에게 "영어로 말하던지 아니면 죽어버려라, xx년(motherfucker)아"라고 욕을 내뱉은 뒤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이 너를 죽이고 싶어한다. 너는 결국 버스에서 내려야 할 것이다. 아직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냐"고 비아냥거리며 공격을 했다.

 이어 유모차를 끈 남자의 파트너로 보인 한 여성이 공격에 가세했다. 프랑스 여성에게 욕을 하며 거들자 프랑스 여성은 당신은 그냥 가라고 응수를 했다.

 이같은 대응에 유모차를 끈 젊은 남자가 화가 난 표정으로 폭언을 했다. 감히 네가 내 여자에게 그런 말을 지껄여, 당장 너를 면도칼로 그어버리겠다, 이리와 xx년아 내려. 망할 xx. 자 봐라, 내리라는 말을 4번씩 들었잖아 내려!

 이 남자는 버스를 내린 뒤 프랑스 여성이 탄 좌석의 유리창을 밖에서 주먹으로 내리쳤다.

 동영상은 찍은 나이냐는 “버스 안에서 가해자들이 합세해 깡패가 된 과정은 걱정되는 모습이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았고 그들의 행동은 아무런 설득력이 없었다. 섬뜩한 깡패 심리(weird mob mentality)였을 뿐이다. 서로 한 통속이 되어 폭언과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었다”고 개탄했다.

 약한 갈색 피부의 나이냐는 이 싸움을 말리려고 했지만 그에게도 흑인이 어떻게 버스 뒷자리에 앉았냐는 욕설을 던져졌다. 한 승객이 가해자 한 명에게 낚시용 칼을 건넸고 맥주도 줬다.

 빅토리아 경찰이 동영상에 대해 질문을 했다고 밝힌 나이냐는 추태를 부린 가해자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그들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동영상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승객들은 겁을 먹고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0년 멜버른의 한 버스 안에 탄 세 명의 남자들이 한 인도 남자에게 인종증오 자극, 욕설 및 육체적 공격을 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 빅토리아에서 첫 사례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들에 대한 기소는 중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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